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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열풍, 왜?
    Art IN 2020. 4. 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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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코로나 광풍 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닌텐도 스위치 열풍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집콕족'들이 늘어난 상황과 맞물려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일본 닌텐도사가 출시한 제품인데요. 지난달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으면서 품귀 현상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폭증하는 수요에 맞추려다보니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급기야 닌텐도 스위치와 스위치 라이트의 출하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스비다. 4월 안에 추가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소식에 그나마 닌텐도 족들은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대체 무엇이 이토록 닌텐도 열풍을 이끄는 것일까요? 분석해 보겠습니다.

    ● 뜬새벽에 대기표 받아야 살 수 있는 닌텐도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려는 구매행렬은 흡사 코로나 정부지원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일찍 온 순서대로 번호표를 받고, 번호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탄식을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닌텐도를 사기 위해서는 이른 새벽부터 이른바 '뻐치기'를 하면서 줄을 서야 하는 것은 닌텐도족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하나의 규범이 됐습니다.

    이건 열풍이라기보다 사실 광풍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이죠. 3월에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인기를 끌면서 평소에 게임을 즐겨하는 닌텐도 마니아들을 물론, 게임에 관심이 없다가도 집콕을 하면서 닌텐도에 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닌텐도 스위치는 돈이 있어서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닌텐도 중국 공장이 코로나 여파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물량 부족으로 이어졌고,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상황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의 정가는 36만 원인데, 웃돈이 얹어지고 또 얹어지다 보니 60~70마 워은 줘야 살 수 있고, 동물의 숲 캐릭터로 포장된 특별판의 경우 80~90만 원대까지 값이 뛰었습니다. 이러다가 레고 재테크 못지 않은 신종 재테크 산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프라인도, 온라인도 닌텐도 열풍

    최근에 이마트 가전 전문점이 '일렉트로마트'에 닌텐도 스위치가 소량 입고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새벽부터 장사진이 벌어진 것이죠. 안 그래도 코로나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이마트 측은 번호표를 배부한 뒤 일부 고객들은 그냥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온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닌텐도 스위치 판매 예고를 하자, 이른바 '클릭 전쟁'이 현실화됐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출시이후 SSG닷컴의 '선물하기' 코너에서 3주째 1위자리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좌표 못지 않게 인기 있는 것이 닌텐도 좌표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으로 전국 매장의 닌텐도 스위치 재고 현황을 올려주는 좌표까지 등장했는데, 일단 등장하면 해당 매장의 제품이 품절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과관계가 아주 분명한 현상인 셈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일단 샀다 하면 구매 성공담이 올라오고, 댓글에는 부러움이 담긴 내용들이 넘쳐납니다.

    ● 닌텐도 열풍, 왜?


    실제로 닌텐도 스위치 판매 현황만 봐도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닌텐도 판매를 대행하는 대원미디어 자료를 보면, 닌텐도 스위치가 국내에서 처음 선을 보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42만2870대입니다. 특히, 2019년 4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2% 상승한 7만9천417대입니다. 42만대를 매출액으로 계산해 보면 2년 동안 1500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여기에 대원미디어와 별개로 대형마트 등이 독자적으로 공급하는 것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대략 8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으로 대략 따져봐도 3000억원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 닌텐도 스위치 열풍 이유 1

    닌텐도가 한국 시장에서 이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기존 게임기의 대명사였던 플레이션이 경기기종의 코어 유저층 중심인 반면, 닌텐도 스위치는 전연령층을 공략했다는 점이 단기간에 많은 판매량을 올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TV가 없더라도 본체만으로 손쉽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연령층 유저에게 가장 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 나아가 남녀노소 구분이 없을 정도입니다.

    '동물의 숲'을 예로 들면, 이 게임에는 목표와 엔딩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적들과 전투나 시간제약, 잔인한 장면 등도 전혀 없습니다. 무인도에서 집을 꾸미고, 숲의 동물들과 대화하고, 낚시를 하면서 마음대로 섬을 가꾸는 단순한 내용입니다. 내용 자체만 보면 이토록 단순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정 계절이나 시간에만 진행되는 이벤트가 있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관리해주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해지거나 집 안에 바퀴벌레가 생기고 채소가 썼는 게임 속 상황이 벌어집니다. 열매를 채집하다 벌에 쏘이고, 돌도끼로 나무를 베는 것 등이 게임의 콘텐츠입니다. 이렇게 단순하다 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특별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자극적인 게임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것이 된다는 역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집콕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3월에 발매되기 훨씬 이전인 2001년 4월 닌텐도의 4번째 가정용 게임기인 닌텐도 64용으로 처음 발매됐습니다. 원래는 4명이 비동기적으로 플레이하는 롤플레잉 게임으로 기획됐는데요. 게임 개발자의 제안으로 게임의 성격이 완전히 뒤바뀌게 됐습니다. 당시 개발자가 제안한 내용은 이랬다고 합니다

    "엄마가 플레이 한 뒤 아이가 플레이 하면, 엄마가 한 일이 아이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주는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없을까?"

    이런 역질문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난이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게임을 개발하기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 이 게임의 프로젝트가 닌텐도 사내에 발표됐던 1998년에는 반응이 싸했다고 합니다. 이런 게임을 누가 하겠느냐는 것이 비판의 핵심 줄기였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부 임원들이 내부 반발을 이기고 프로젝트를 밀어부쳤고, 2001년 4월 세상에 나온 '동물의 숲'은 초기 물량 20만 장을 모두 팔아내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후 닌텐도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며 ‘동물의 숲+(2001년 12월)’, ‘동물의 숲 E+(2003년 6월)’를 내놨는데요, 닌텐도 DS용으로 2005년 내놓은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에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본판이 발매된 지 2년 뒤인 2007년 나왔는데, 게임기 닌텐도DS 흥행에 힘입어 이 게임도 1175만장이라는 높은 판매 기록을 거뒀습니다.

    2008년, 2012년, 2015년, 2017년에도 ‘타운으로 놀러가요 동물의 숲’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등 동물의 숲 시리즈는 이어졌고 2020년 3월 20일 닌텐도 스위치 용으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나오며 누적 판매량 3291만장을 기록했습니다.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었던 것이죠. 업계에서는 닌텐도가 슈퍼마리오, 포켓몬고에 이어 동물의 숲으로 제 3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슈퍼마리오의 전성기를 이미 넘어섰다는 해석도 존재할 정도로 닌텐도 열풍은 광풍이 되어버렸습니다.

    ● 닌텐도 스위치 열풍 이유 2 

    여기에 소프트웨어도 한몫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월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출시되면서 폭발적으로 기기 판매량이 급증해 닌텐도 스위치의 본격적인 전성기가 새롭게 열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 돼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닌텐도는 '희귀템'으로 등극하며 몸값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판매량 자체는 지난 2019년 4분기처럼 올 상반기에 폭발적인 기록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진 뒤 물량이 기존처럼 시장에 공급된다면, 올해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것은 사실상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일본제품 불매 운동은 이미 사라진 모양새


    광풍 수준의 인기가 이어지다 보니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결을 달리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불매운동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의 '동물의 숲' 에디션 열풍을 두고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서 교수는 “요근래 제가 가장 많은 제보들을 받은 건 바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에 관한 이야기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첫 번째 사진을 보시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닌텐도 게임기가 발매된 지난달 말, 시민들이 제품을 사기 위해 서울 용산 전자상가로 가는 통로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라며 “물론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저 역시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작년 유니클로 매장 앞줄 선 사진이 일본에도 공개돼, 일본 네티즌들에게 정말로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며 “이번 역시 닌텐도 품절 사태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도 조명을 했고, 일본 누리꾼들이 ‘본인 편의대로 불매를 하는 나라’, ‘한국만의 독특한 편의주의’라며 비판을 엄청 쏟아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안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 시점에서, 이런 사진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에서는 또 얼마나 비웃고 있겠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런 저런 비판과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닌텐도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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