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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희나, 아동문학 노벨상 수상…구름빵 수익 1850만원 뿐인 이유
    Art IN 2020. 4.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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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만부 넘게 팔린 유아용도서 1위 구름빵의 작가 핵희나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아동문학작가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았습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정도로 의미가 큰 상입니다. 

    '구름빵'은 백희나 작가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으로 꼽히지만, 40만부 넘게 팔린 인기에도 불구하고 백희나가 받은 돈은 계약금 850만 원과 인센티브 1000만원 뿐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그동안 '구름빵'이 백희나 작가에게 명성만 가져다 줄 뿐 부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으면서 그녀는 부까지 손에 쥐게 됐습니다. 이번 상의 상금이 무려 6억 원입니다.

    ● 백희나, 한국인 최초 아동계 노벨문학상 수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은 세계 최대 아동문학작가상입니다. 그래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그만큼 수상의 의미가 큰데, 더욱이 한국인 최초여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에밀은 사고뭉치’의 작품 읽어보셨나요? 린드그렌 상은 이런 작품 등으로 세계 아동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린드그렌(1907~2002)을 추모하기 위해 2002년 스웨덴 정부가 제정한 상입니다. 상금이 무려 500만 스웨덴크로나, 우리돈으로 약 6억465만원에 달합니다. 첫 회 수상자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와 모리스 센닥입니다.

    린드그렌상 심사위원회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달라가탄에서 67개국 240명의 후보들 가운데 백희나를 2020년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조그마한 미니어처로 구름 빵과 달 샤베트, 동물들과 목욕탕 요정,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그림책은 감각적이고, 현기증이 날 만큼 날카로우며, 놀라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초 2020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린드그렌의 손자가 집에서 심사위원들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이색 발표가 된 셈입니다.

    태국 방콕에서 수상 소식을 들은 백 작가는 언론을 통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구름빵은 비 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아이들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실 속의 아빠를 향한 아이의 동정심과 사랑이 담긴 것이 포인트인데, 현재까지 대략 45만부 정도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 작가는 구름빵을 통해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영예을 안기도 했습니다. 이후 프랑스를 비롯해 대만 일본 중국 독일 노르웨이 등에 수출됐는데요, 어린이 뮤지컬과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습니다.

    2010년에는 두 번째 책으로 '달 샤베트'를 냈는데요, 출간 즉시 두 달 만에 2만 부가 팔려나갔습니다. 백희나 작가는 이후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팥죽할멈과 호랑이' '북풍을 찾아간 소년' '분홍줄'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갔는데요. 이미 팬층이 확고히 쌓여 있기 때문에 출간 될때마다 항상 '올해의 책'으로 언급되곤 했습니다.

    백희나 작가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동 그림 작가가 앉아서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백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대신 무대를 연출하듯 스토리에 맞게 인형과 소품, 세트를 직접 만들고 조명을 곁들인 후에 사진을 찍어 이미지를 표현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백 작가는 틈이 날때마다 소품용 인형 가구들을 사고, 바느질을 해서 인형들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희나 작가는 이화여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미국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에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구름빵'을 출간하게 된 것은 유학 전에 출판 관련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서였습니다.

     

    ● 명예는 안겨주었지만 부는 안겨주지 않았던 구름빵

    구름빵은 명실상부 백희나 작가의 인생작품입니다. 그녀의 이름 석자를 세상에 각인시킨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45만부나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많은 돈을 손에 쥐지는 못했습니다. 출판사와 저작권 양도계약을 맺어서 계약금 850만 원과 인센티브 1000만원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무려 45만부가 팔렸는데,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번 돈은 고작 1850만원에 그친 셈입니다.

    백희나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소을 냈지만, 1심과 2심 모두 졌습니다. 2심 선고는 지난 1월에 있었는데, 당시 서울고법은 백희나가 한솔교육과 한솔수북,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디피에스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백 씨와 한솔교육이 구름빵을 출간하기로 하며 맺은 계약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었는데요. 이게 백 작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조항은 계약을 체결한 2003년 당시 백씨가 신인 작가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적절히 분담하려는 측면도 있다”며 “따라서 백씨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불공정한 법률행위라 무효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백 작가는 책의 저작권과 별도로 동화 속 인물에 대한 '캐릭터 저작권'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번 수상을 계기로 백 작가는 더 확실한 명예와 부를 한 번에 손에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인 최초 아동문학계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6억5천만원이 넘는 상금을 통해 그동안 저작권 문제로 거두지 못했던 수익을 상쇄할 만한 돈을 상금의 형식으로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 구름빵 지식재작권 이슈 정리

    백희나가 구름빵으로 1850만 원 밖에 못 받은 것은 작가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구름빵의 누적 매출액은 무려 4000억원이 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계약 당시 단행본이 아닌 전집 가운데 한 권으로 계약했고, 지식재산권을 출판사에 전부 귀속하는 것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원저작자이긴 하지만, 구름빵과 관련한 모든 상품에 대해서는 권리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런 형태의 계약을 '매절'이라고 해서 그동안 출판계의 부당한 관행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작가의 저작재산권 모두를 출판사에게 팔아넘기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형태의 계약은 출판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고, 출판계의 대표적인 노예계약으로 꼽혀 왔습니다. 물론, 피해 대상 역시 젊은 신인 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로 거론됐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공론화된 탓에 2014년 창조경제 이슈 등의 여론으로 출판사로부터 저작권을 돌려받기 위한 협상도 일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15년 4월에는 일명 '구름빵 보호법'이라고 불리는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돼 매절 계약 폐해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밍기적 거리다 결국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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