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웨덴 집단면역 실패 진짜 이유
    Health IN 2020. 4. 3. 07:44
    반응형

    코로나 사태 이후 스웨덴의 코로나 대응 방식이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봉쇄조치,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강제성 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유일하게 일상적인 방식을 그대로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집단 면역'입니다. 

    물론, 스웨덴이 코로나 무풍지대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고 4월 2일 기준으로 스웨덴의 확진자수는 5466명, 사망자는 282명입니다. 상황이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도 스웨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 근무, 고령자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민들은 자유롭게 외출하고 일상생활을 하도록했습니다.

    자가격리 방침을 어기면 벌금을 내거나 체포되는 나라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스웨덴의 이러한 행보는 아주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독자 행보가 결실을 맺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공공생활 규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집단면역을 시행하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심각한 것같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스웨덴 집단 면역 실험, 사실상 실패

    스웨덴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이른바 '아웃라이어'를 자처한 나라입니다.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표본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죠.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봉쇄 또는 이동 제한을 선택할 때 스웨덴은 달랐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학교에 계속 갔고, 직장인들은 인파를 헤치며 출퇴근했습니다. 카페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소의 일상을 거의 유지했습니다. 이른바 '집단 면역' 실험을 한 것입니다.

    대학생과 고등교육기관의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했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다른 유럽 국가들이 강력한 봉쇄(lockdown) 정책을 쓴 것과는 상반되는 '느슨한 방역정책'이었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미용실, 식당 등은 계속 문을 열고 일상을 이어갔습니다. 사회전체가 일상을 유지하면서 집단적인 면역력을 갖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의 느슨한 방역정책은 확진자 급증세를 멈추게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요양원 방문이 금지됐고 보건사회부는 비필수 여행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뒤늦게 방역을 강화한 것입니다.

    이러한 스웨덴의 정책은 비슷한 생활 문화권인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크게 상반되는 것이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핀란드는 3월 1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학교의 문을 닫고 10명 이상 단체모임을 금지했습니다. 핀란드는 3월 28일 인근 우시마 지역으로 통행을 금지했고, 4월 1일 레스토랑, 카페, 바의 문을 닫았습니다.

    덴마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월 11일 광범위한 폐쇄조치를 단행했는데요. 국경을 폐쇄하고 가게와 학교, 식당 운영도 잠정중단했습니다. 대규모 집회도 역시 금지됐습니다. 노르웨이는 3월 중순 이후 여행제한을 발표했고, 이후 학교와 데이케어센터(돌봄교실, 유치원 등) 운영도 잠정중단했습니다. 방학·휴가 사용을 못하게 하고, 이벤트는 취소시켰고, 미용실 등 같은 비필수사업장도 폐쇄명령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CNN은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인용, 스웨덴의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사망률)은 10만명당 21명으로, 유럽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스웨덴이 이야기했던 '집단면역'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정리가 되는 부분입니다.

    덴마크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0만명당 7명 이상이고.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10만명당 4명 이하입니다. 스웨덴은 총 인구 1030만명 가운데, 1만864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요. 감염자 가운데 2194명이 숨졌습니다.

    덴마크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8773명 가운데 422명이 숨졌습니다. 총 인구수는 580만명입니다. 노르웨이는 540만명 인구 중 7449명이 감염됐고 202명이 사망했습니다. 핀란드는 총 인구 550만명 가운데 확진자 4576명, 사망자 190명입니다.

    최근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10일전 학교는 개학했는데, 학급내 학생수는 좀 더 줄이고 2미터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1:1로 하는 미용실 등 비즈니스의 문을 열도록 허용한다. 핀란드는 5월 13일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키로 했습니다.

    북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스웨덴과 비슷한 인구수를 가진 체코와 비교해봐도 스웨덴의 사망률은 높습니다. 현지시간으로 4월 28일 기준 체코는 1070만명 인구인데, 7404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221명이 사망했습니다. 치명률이 인구 10만명당 2명 꼴입니다. 

    체코는 3월초부터 학교, 식당, 바 등을 폐쇄하고 여행제한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험지역 여행자들은 의무적으로 격리기간을 거치는데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도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스웨덴이 이탈리아나 스페인만큼 피해가 큰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각각 44명, 49명입니다. 영국도 사망률이 10만명당 31명으로 스웨덴보다 높습니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스페인·영국과 스웨덴의 일률적 비교는 어렵습니다. 이탈리아가 노년 인구, 흡연 인구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많고 여러 세대가 한 집에 사는 등 국가별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 비교는 아니지만 어쨌든 스웨덴의 초기 대응 방식이 성공적인 모델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진 모습입니다. 집단면역 조치는 앞서가도 너무 마음만 앞서간 정책이었던 셈입니다.

    스웨덴 과학자·연구자 "WHO 권고안 준수할 수 있게 해달라"

    3월 28일 칼 헨릭 헬딘 노벨재단 이사장 등 스웨덴 연구자 2000명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안을 즉각 준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에 서명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번 조치는 사람들간 접촉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능력을 크게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스웨덴이 전염병을 억제하는 일에 예외가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탄원서를 통해 "인플루엔자 유행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형성하려고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낮다"고 주장했는데요. 스웨덴 정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레나 할례그렌 스웨덴 보건사회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스웨덴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집단면역을 만들어낼 전략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스웨덴은 다른 모든 나라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생명을 구하고 공공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얀 앨버트 카롤린스카연구소 미생물학·종양·세포생물학부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스웨덴이 지금까지 많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아마도 우리가 법에 의해 강제되는 엄격한 봉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부분적으로 그럴 것"이라면서 "스웨덴의 대다수 과학자들이 집단면역 계획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 스웨덴 정부 "코로나는 장기전"

    이자벨라 로빈 스웨덴 부총리

    스웨덴이 봉쇄나 이동제한 없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이유를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스웨덴의 코로나 대응방식이 주목받으면서 부총리가 나서서 정부 측의 입장과 계획을 밝힌 것입니다.

    4월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자벨라 로빈 스웨덴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른 유럽국들과 달리 사회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빈 부총리는 "(현 사태는)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며 "어떤 조치웨덴이 봉쇄나 이동제한 없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이유를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자벨라 로빈 스웨덴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른 유럽국들과 달리 사회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로빈 부총리는 "(현 사태는)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며 "어떤 조치든 간에 장기간 유지하는 게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봉쇄 없이도 국민들이 정부의 예방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재택 근무를 시행 중이고 통근 인구와 방문객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빈 부총리는 스웨덴 정부의 결정은 과학적 지식에 근거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도 실천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스웨덴 코로나의 하이라이트, 집단 면역


    스웨덴이 이처럼 일상생활을 이전처럼 자유롭게 하는 방식의 중심에는 '집단면역' 논리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집단 면역'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적인 면역력을 키워보겠다는 것입니다. 

    집단면역은 한국의 경우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제기됐지만, 정부가 발끈하며 현실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왜냐하면, 집단적인 면역력이 생기기 위해서는 일단 코로나에 감염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대응 정책과는 상충하기 때문입니다.

    스웨덴은 사정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보건 당국의 결정에 전국민 52%가 지지 의사를 내보였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지지하면서 '집단면역' 실험이 앞으로 돌진하고 있는 셈입니다.

    ● 집단 면역이 뭐길래?

    집단면역은 구성원 집단 전체가 바이러스에 완치돼 항체를 보유하거나 예방 백신을 맞아 집단 구성원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게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체로 인구의 50~70%가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집단 면역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독감예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독감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백신주사를 통해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거나 백신을 통해 항체를 형성하게 되면 집단적으로 면역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은 1년 안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인력으로 의지대로 막을 수 없으니 일단 최소한의 조치는 취하게 강제 조치 대신 내버려 두면서 집단적인 면역력을 갖게끔 장기적인 대응을 하자는 것이 스웨덴의 코로나 대응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은 분명 전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조치였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택할 때 '집단 면역' 전략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웨덴 정부 역시 코로나 확산세사 급증 양상을 보이면서 정책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동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공공생활 규제와 같은 정책을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동안 스웨덴 정부는 5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 말고는 별달리 시민들의 이동의 제한하기 않았습니다. 오히려 외출을 권장하기까지 했습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지역 소비를 위해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국 더타임스 보도를 보면, 스웨덴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집단면역이 코로나를 막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약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집단의 일정 비율이 먼역력을 갖게 되면 집단 전체가 질병에 저항성을 갖게 된다는 집단면역은 꽤나 이상적인 것이었죠.

    하지만, 결국 이상은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상황이 악화돼도 너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스웨덴은 지난 3월 4일만 하더라도 전체 감염자수가 52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한 달만인 4월 4일 기준으로 총 코로나 확진자수는 6443명으로 한 달 동안 무려 124배나 늘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2996명이 3월 28일부터 4월 4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확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망자의 경우에도 지난 3월 10일 처음 발생한 뒤 370명을 넘어섰습니다.

    혹시나 했던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은 일단은 여기서 멈춰야 하는 모습입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