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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오스카 돈 주고 샀다는 말 나오는 진짜 이유 (Feat. 아카데미 레이스)
    Art IN 2020. 2. 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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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간간이 '혹시, 오스카를 돈 주고 산 것 아닌가'하는 이상한 의문을 담은 외신 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 참여비를 의미하는 이른바 '오스카 레이스'에 3천만 달러를 썼다니 어쨌다니 등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쓸데 없는' 말들이 왜 나오는 것인지, 그 이유와 의미를 한 방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 오스카를 돈 주고 샀다?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투자배급사인 CJ가 '기생충'을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로비를 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외신에서 말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국내에서도 이런 말들이 오가는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바라보는 영화인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아카데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헛소문을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오스카를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이라면 중국과 일본에서 왜 그 동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했겠느냐, 하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국내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아카데미를 돈 주고 샀을 것이라는 억측에 대해 "20년 동안 오스카를 받지 못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눈물을 흘릴 소리"라는 말들도 나옵니다.

    ● 오스카 캠페인이 뭐길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는 전 세계 8000여 명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됩니다. 국내에서도 '기생충'의 송강호,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임권택 감독, 박찬욱 감독 등 40여 명의 영화인이 회원으로 있어서 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작품을 알리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간담회나 파티 등을 진행하는 것을 '아카데미 레이스' 혹은 '캠페인'이라고 부릅니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해 8월부터 아카데미를 염두하고 캠페인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생충'의 경쟁작들은 소니, 디즈니 등 빅 스튜디오 작품이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중소 배급사로 꼽히는 네온(NEON)은 '기생충'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고 "아카데미에서 최소 5개 부문 이상 후보에 올리겠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아카데미 레이스 비용도 그만큼 공격적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죠?

    작품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비용이 지불됩니다. '기생충' 뿐 아니라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입니다. 통상적으로 최소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기생충'의 레이스 비용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CJ 측에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몇몇 매체를 통해 "3000만 달러(355억 원) 이상 썼다"는 말이 나오면서 "돈을 써서 상을 받은 거냐"는 반응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아카데미 로비설의 근원지

    공교롭게도 '아카데미 로비설'은 몇몇 일본 언론들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기생충'이 아카데미 총 6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있었던 직후 일본 아사히신문은 자사 사이트에 아카데미상 후보 '기생충' 진격 뒤의 한국 기업'라는 제목으로 "'기생충'이 미국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건 CJ그룹과 이미경 부회장 덕분"이라는 요지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와 함께 CJ가 한국 영화, K-POP을 미국 시장에 알리는데 상당한 '푸쉬'를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교묘하게 한국 콘텐츠를 할리우드 등 미국 시장에서 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건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은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상품이 되어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본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CJ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고, 여러 개의 콘텐츠를 내보내는 방송사를 거느린 콘텐츠 기업이기 때문에 자사의 콘텐츠를 지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에도 일본 스포츠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일본 배급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CJ가 아카데미 회원에 대한 로비 활동이 굉장했다"고 전했고, 니코니코뉴스도 "(수상) 쾌거 뒤엔 전략적인 로비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기생충'이 오스카를 받은 게) 억울하다"는 식의 기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논리적인 비판이 아닌 감정적인 편견에 가까운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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