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심장질환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호흡기 질환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처음 중국에서 발현돼 난리가 났을 때도 중국의 우한 지역에서 폐렴과 관련한 질병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라는 의미에서 지역명을 따 '우한 폐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습니다. 폐렴의 일환인 것이죠. 그래서 폐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지저 질환 환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았고, 사망자 중에서 폐렴 등의 질환으로 이미 치료를 받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중증환자의 경우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도 통상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질환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분석이 해외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 코로나 19 감염 뒤 심장 질환을 겪은 환자가 사례까 처음으로 보고되면서, 코로나가 심장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와 심장질환, 어째 연계시켜서 생각하지 쉽지 않은 부분인데, 이미 현실이 돼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코로나19, 심장질환 일으킨다

먼저 국내에서 보고된 사례는 21세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김인철 한성욱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여성의 사례를 보고한 것인데요. 심장질환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급성으로 생긴 심근염이 심해지면 흉통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계속 진행하면 심장 비대와 만성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습니다.

이 여성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 앓았던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반적인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심전도 검사에서도 심장기능의 이상이 관찰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심근경색은 아니라는 게 의료진의 판단입니다.

환자는 1개월여의 입원 치료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코로나 확진 뒤 심장 질환이 생겼고, 코로나에 완치된 뒤에도 심장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단순히 코로나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치의인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심장질환 사례가 정식으로 보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환자의 경우 입원 후 심장 박출률이 25%가량 떨어지는 상태에서 (의료진이) 심근염을 의심하고 CT, MRI 등 추가 검사로 확진해 치료했지만, 이런 의심이 없었다면 심근염 치료가 늦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지환 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이유에서든 심장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면 광범위한 심근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근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개연성이 국내에서도 제시됐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 치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 코로나 치료제, 심장질환 유발 가능성

이런 가운데, 코로나 치료제로 각광받았던 약물이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논문도 나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약품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인데요, 한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치료제라고 주장했던 약품으로, 일각에서는 코로나 환자 치료에는 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심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폴 오핏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 소장은 4월 14일(현지시간) 논문사전공개사이트에 올린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결과 “분명한 치료증거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NN방송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은 84명의 환자 중 20.2%가 병세가 악화돼 집중치료실에 들어가거나 수일 안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받지 않은 97명의 환자 중 집중치료실에 들어가거나 사망한 사람은 22.1%였습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여부가 환자의 병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사망자 만을 놓고 분석했을 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 중 사망률은 2.8%이고,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4.6%입니다. CNN은 “통계적으로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 문제는 부작용

문제는 부작용입니다. 브라질 마나우스 지역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해당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고용량 처방을 받은 환자 41명 중 최소 2명이 심실 빈맥 증상을 보였습니다. 심실 빈맥은 갑작스런 심장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학 예방의학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루푸스와 같은 질환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체내 잔류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미국 심장협회 회장인 로버트 해링턴 스탠퍼드대학 의대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존 심혈관 질환 환자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CNN과 인터뷰를 통해 말했습니다. CNN은 “스웨덴 보건 당국은 병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잇따라 주장해 왔느데요. 지난 5일에는 “정부가 2,900만회 복용량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비축했다”면서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는데, 의료현장의 데이터에 기반한 논문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헛발을 짚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의를 가지고 발언을 한 것이겠죠.

● 심근염이란?

 

심근염은 장바이러스, 특히 Coxsackie B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균으로 생기는 심근의 염증입니다. Coxsackie B 바이러스는 주로 여름철에 감염을 일으키지만 유행성 감염은 일으키지 않습니다. 장바이러스는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심근염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Cytomegalo virus 와 Toxoplasma gondii: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심근염을 일으킵니다.

심근염은 열, 피로, 근육통, 구토, 설사 등과 같은 감기증상이 심근염의 첫 증상입니다.
활력징후의 변화는 드물지만, 울혈성심부전이나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울혈성 심부전은 심근염의 흔한 증상이며 환자의 12% 정도가 흉통을 경험합니다. 결론적으로 심근염은 다른 질환을 배제한 후 진단 가능합니다.

 

합병증이 없는 바이러스 심근염에서 많은 경우 저절로 치료되며 심전도 이상도 없어집니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형태의 심근염은 심근에 영원한 손상을 남깁니다. 심실성 부정맥, 좌심실 동맥류, 심부전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발현 1년 후의 심박출계수와 우심실기능이 가장 좋은 생존 예측인자로 꼽힙니다. 이식 뒤 생존율도 타질환에 비해 낮고, 동종이식거부반응도 흔하며, 이식 2주 이내에 발생합니다.

치료는 주로 대증 치료가 주이고, 침상 안정이 중요하므로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전격성 경과로 진행하면 매우 위험하여 인공호흡기, 심폐외기 시술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심장이식이 고려되기도 합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고용량 gamma globulin(IVIG) 치료도 시도되며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나 아직 효과가 확립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심근염으로 울혈성 심부전이 생기면 이뇨제, 강심제, 항혈액응고제 등이 투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