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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이유 (+후폭풍)
    Car IN 2020. 10. 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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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당장 중고차 판매 업계와의 갈등이 벌써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현대차는 소비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판매업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중고차 판매 업계에서는 현재 판매자들이 고사당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요즘 전기차 수도차 등의 이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대차는 왜 굳이 중고차 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하려는 것일까요? 그것도 기존  중소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눈에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말이죠.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와 앞으로 예상되는 후폭풍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공식화

    그동안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를 놓고 이런 저런 논의를 거듭해 왔습니다. 수입차 업체들이 자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계를 중고차 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왔었었죠.

    하지만, 공론화가 될만 하면 기존 중고차 업체계의 거센 반발이 부딪히면서 한계점에 직면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이번에 현대차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이 나온 것은 2020년 10월 8일 국회 국정감사장이었습니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 전무는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도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인 현대차가 이를 공식적인 석상에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고차 매매업은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시장입니다. 대기업이 눈독을 들일 만한 시장 규모인 것이죠. 하지만,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습니다. 기존에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은 사업을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초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됐는데요.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지습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에 대해 작년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고,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 있습니다. 중기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수입차 업체는 자체 인증 중고차 사업 진행 중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중고차 사업을 하려는 이유와 명분 가운데 하나는 매출이 수조원에 달하는 수입차 업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만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지난 9월 보도자료를 내고 중고차 거래시장에 국내 완성차 업체 진입이 규제되면서 수입차보다 국산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불신도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말이 아예 틀린 것만은 또 아니어서 어느 정도의 명분을 갖춘 것도 사실입니다. 협회가 밝힌 내용을 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2017년식 제네시스 G80 가격은 신차 대비 30.7% 떨어졌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벤츠의 E클래스는 25.5%, GLC는 20.6% 낮습니다. 2017년식 현대차 쏘나타는 45.7%, BMW3 시리즈는 40.9% 하락했습니다.

    자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차량의 감가 상각 기준이 달라지는 것인 만큼, 완성차 업계로서는 차량 가치나 잔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자체 인증 중고차 시장에 나서고 싶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중고차 피해 막기 위한 수단 될 수도

    사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필요성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정보 확보 수준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보니, 중고차 피해는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이 진출을 하게 되면 적어도 사기를 치려는 일부 중고차 업자들에게는 괜찮은 경고 사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효과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기존 업체를 대기업이 잠식할 경우 벌어지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이슈입니다. 이를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기존 업체와의 상생을 기본 전제로 제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대차, 기존 업체와 상생 가능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에 대해 중기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다른 사용자 단체 등과 충분히 협의하면 기존 영세한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전무는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가진 차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서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중기부는 일단 현대·기아차에 추가 상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한 상태입니다. 아예 논의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 오려놓고 생각을 해보겠다는 뉘앙스를 준 것입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국감에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차를 관리하게 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차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어서 좋고, 중고판매업도 그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해서 이익을 낸다고 하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와의 상생을 조건으로 진출해 이익 없이 '이븐 포인트(even point)'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를 만드는 데서 해결책을 도출해 볼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씁니다.

    다만 기존 중고차 업계는 여전히 대기업의 진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거세게 말이죠. 따라서 정부의 방침이 가시화되거나 현실화될 경우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갈등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중고차 시장, 전형적인 레몬 마켓

    중고차 시장은 규모는 크지만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레몬마켓'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현재 업체 수는 6천여개, 종사자만 5만5천여명에 달합니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장은 국감에서 "현재 케이카가 한 달에 200∼250건을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 회원사는 15∼16대 정도에 불과해 굉장히 힘들다"며 "여기에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까지 들어오면 우리는 매집을 못 해서 상생을 할 수가 없고 30만명(가족 포함)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곽 회장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대차는 "아직은 중고차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여건이 갖춰지면 상황을 봐서 추진할 문제이고, 진출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 논란이 확전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는 단순히 기존 사업자들의 생계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허위매물과 사기판매, 성능 조작 등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피해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불신이 결국 대기업의 진출을 부추긴 면도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이 나오자 여러 커뮤니티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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