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코로나 혈장치료제 무상 공급 이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톰 행크스 부부가 혈장 기부에 나서면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혈장 치료제 개발을 통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해 한창 이야기들이 나올 때 자신의 혈장을 기부한 것이죠.

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리타 윌슨은 혈장을 기부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돕고자 혈액과 혈장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톰 행크스는 당시 “우리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우리가 항체를 갖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기증될 혈액 내 항체가 백신으로 만들어진다면 행크씬(Hank-ccin)이란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환자가 완치되면 완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코로나 백신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상 백신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장치료가 관심을 받고 혈장치료제 개발 역시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죠.

GC녹십자 코로나 혈장 치료제 개발에 주력

국내에서는 혈장 치료에 방점을 찍고 연구에 몰두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GC녹십자를 꼽을 수 있습니다. GC녹십자는 2020년 하반기까지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혈장치료는 완치자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는 것에 착안, 완치자 혈액을 환자에 수혈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방식입니다. GC녹십자는 이외에도 항체의약품, 혈장유래 IVIG(면역글로블린) 등 총 3개 물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면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건 모습입니다.

GC녹십자는 그룹차원에서 혈장치료제 상용화, 항체 후보물질 발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백신 개발, 통합진단 플랫폼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시도하고 있습니다. GC녹십자그룹이 진단부터 치료·예방·연구개발까지 코로나19를 잡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입니다.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국내 환자에 무상 공급"

GC녹십자는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약회사가 코로나19 치료제의 전면 무상공급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의약품인데요. 이와 같은 혈장 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발발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됩니다.

회사 측은 혈장치료제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의 일체 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무상 공급분의 수량 제한이나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다고 했습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온당하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나라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만들어지는 혈장치료제 플랫폼은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GC녹십자는 주주 서한을 통해 단기적인 수익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결정에 대해 주주들의 너른 이해와 양해를 부탁했습니다.

아직 개발중인 치료제를 무상공급?

하지만, 의미도 좋고 다 좋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무상공급하겠다는 것을 밝히지는 않아서 왜 지금 시점에서 이런 발표를 했는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약품은 아직 임상조차 진행되지 않은 말 그대로 개방중인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혈장치료제 GC5131A는 아직 임상조차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언제 상품화돼 유통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재 이 약품에 대한 국내임상은 7월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임상이 이뤄지기도 전에 무상공급 방침을 밝힌 것은 다른 이유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치료제…면역력 최적화

GC녹십자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다각화하면서 속도를 붙일 수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된 면역글로불린제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개발 과정이 간소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복환자의 혈장 투여만으로도 과거 신종 감염병 치료 효과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의약품 치료 효능도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이 부분은 GC녹십자만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혈장치료제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입니다. 고면역글로불린은 GC녹십자가 오래 전에 상용화한 B형간염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이 있습니다.
 

GC녹십자는 또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도 개발 하고 있습니다.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는 확진자 혈액에서 B세포(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분리해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인데요.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자 장점으로 꼽힙니다.

자회사인 GC녹십자랩셀에서도 NK세포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올 하반기 우리나라·미국에서 인체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감염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다른 면역세포를 활성화해서 장기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NK세포치료제와 중화항체 역할을 하는 항체유도물질(ARMs)를 활용해 치료제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진단…통합 플랫폼 구축

GC녹십자 계열사 GC녹십자엠에스는 오픈 이노베이션(기술을 외부에서 조달하며 내부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통합진단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진캐스트, 엠모니터, 젠바디와 협력해 진단키트를 개발했습니다. 가장 먼저 진캐스트와 공동 개발하는 ‘지케어(GCare SARS-coV-2)’는 유전자증폭 검사법 기반 코로나19 진단시약입니다. 사람 상·하기도부에서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증폭, 진단하는 방식입니다.

엠모니터와 협력한 진단키트 'Isopollo COVID-19'는 일정한 온도에서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등온증폭기술(LAMP)'이 적용됐습니다. 이로 인해 시료 채취부터 결과 분석을 1시간 내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컬러매트릭' 기술을 활용해 바이러스 유무를 시약 색상 변화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젠바디의 코로나19 항체 진단키트는 한두 방울의 소량 혈액으로 10분 이내 진단이 가능한 면역학적 방식의 제품인데요. 별도의 장비 없이 키트만으로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무증상 환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검사를 진행하기 쉽고, 항체 형성기에 약 95% 정확도를 보입니다.

질본과 공동 개발 나서

GC녹십자는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국책과제 공모를 통해 백신 개발에 나섭니다. 백신개발은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생기는 단백질 중 후보물질을 발굴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생산하는 ‘서브유닛 방식’인데요.

서브유닛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활용한 약독화 백신과 달리 단백질을 활용해 안전성이 확보된 백신을 말합니다. 백신 효력을 높이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함께 사용할 계획입니다. 독감, 수두, B형간염 백신 등 다양한 백신개발을 통해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GC녹십자는 질본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및 임상평가' 연구용역 입찰에 단독 응찰해 수주가 유력해졌습니다. 제약업계에서도 이 연구용역과제가 두 차례 GC녹십자의 단독 응찰로 유찰된 만큼 이 회사의 수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GC녹십자에서 오랜 기간 면역글로불린제제 등 혈장치료제를 생산해왔다는 점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