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제네시스 G90 선택 이유

그동안 쌍용자동차 체어맨을 관용차로 사용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업무용 차량으로 제네시스 ‘G90’를 선택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제네시스 G90을 업무용차로 사용한다는 것은 공교롭게도 검찰에 출석해 고강도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현대 제네시스G90을 선택한 것에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입니다. 단순히 차를 바꿀 때가 되어서 바꾼 것이 아니라 나름의 메시지가 담긴 교체라는 것입니다.

이재용 제네시스 G90으로 바꾼 이유

이재용 부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근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맺으며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재벌가 3세인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살 터울입니다. 사석에서는 형동생하는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 귀가할 때 사용한 업무용 차량은 제네시스 G90이었습니다. 이 부회장이 타던 쌍용차 체어맨은 4월 17일 한 중고자동차 매물 사이트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기업 부회장의 차량으로 홍보되면서 금시애 매물이 팔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부회장은 원래 2006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탔다가 2015년 8월 체어맨으로 교체했습니다. 체어맨에서 G90로 갈아탄 건 불과 4년 9개월 만의 일입니다.

G90 제네시스 브랜드 플래그십 차량

G90는 제네시스 브랜드 플래그십 차량이자 정의선 부회장의 회심작으로 불리는 모델입니다.  제네시스 G90는 이전까지 EQ900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는데요.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5년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만든 브랜드다. 현대차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려는 정 부회장 나름의 전략과 노력이 담긴 작품이라고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 협력관계 강화하나?

최근 이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과 단독 회동을 갖고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체어맨을 팔고 이 부회장이 선택한 자동차가 G90이라는 게 의미있는 이유로 꼽히는 지점입니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삼성 경영진은 이달 13일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전기차가 미래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은 속도의 문제일뿐 기정사실이고, 삼성이 배터리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지점이어서 결국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는 두 회사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이재용 정의선 논의한 전고체 배터리가 뭐길래?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만나 논의했던 이슈는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로 업계에서는 양산하는데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내년 G80전기차에 삼성 배터리가 장착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죠.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을 높이고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현재의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류가 흐르는 액체인 전해질이 들어있는데요. 이걸 고체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전고체'입니다.

이게 의미를 받는 것은 삼성과 현대의 장기적인 협력관계 차원에서는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인데,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 회사가 아니라 배터리 제조회사가 만듭니다. 삼성과 현대 모두 미래지향적인 산업적략 차원에서 윈-윈이 가능성 이슈인 것입니다.

이런 장기적인 중대 이슈가 있기 때문에 이재용 회장이 업무용차를 제네시스로 교체했다는 것인데요. 상당히 그럴싸한 분석입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은 양사간 관계를 넘어 산업 생태계에도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는데요. 업무용 차량을 교체할 수는 있지만 다시 G90를 선택한 의미를 봐야 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