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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Health IN 2020. 5. 10. 12:24반응형
코로나 사태가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인식 변화 가운데 하나는 공공 의료의 중요성입니다. 당장 미국과 비교를 했을 때 상대적으로 공공의료의 개념이 정착된 우리나라와 비교해 큰 차이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부자나 유명인들의 코로나 확진이 가장 처음 등장했던 것은 그들은 미국에서 코로나 진단에 들어가는 수천만 원의 비용을 낼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검사도 치료도 어려운 게 미국의 현실이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합니다. 공공 의료의 측면에서는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 한 것은 아마도 이러한 공공 의료의 개념을 더욱 명확하게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일각에서는 코로나가 문재인 정권을 살렸다는 말을 비판적 시각에서 하곤 하는데, 사실 이게 맞는 말이예요. 코로나 사태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했고, 여기에 국민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전세계적인 모범 롤모델을 형성한 것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식을 초월하는 대통령 지지율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 70%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70%는 대부분은 위기 대응을 앞으로도 더 잘 해달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는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보수 진영에서 '문재인은 싫다. 그래도 잘 하고 있으니 위기 상황을 더 잘 대처해 달라'라고 힘을 실어준 사람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게 박근혜 정권과의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문재인 정권이 또 하나 사고를 치네요. 이거 참 의미있는 결단입니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게 아주 드라마틱한 큰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말이죠. 하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의 질병관리본부와 독자 기구로서의 질병관리청은 위기 대응 상황과 통제 측면에서, 진짜 급박할 때는 차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기념하면서 내놓은 카드 정도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죠.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초대 청장은 정은경 본부장이 될까요? 그녀가 가진 상징성과 능력이 있는 만큼 그렇게 이어질 가능성이 컸었는데요. 반년도 채 되지 않아 현실화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이 됐고, 초대 청장은 정은경 본부장이 맡게 됐습니다.
문재인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해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안팎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청 단위 승격이 거론됐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본격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취임 3주년 특별 연설을 통해서 밝힌 만큼 의지가 분명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우리의 방역과 보건의료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며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살려 대응체계를 발전시켜온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승격을 언급하며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해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 또는 겨울로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려면 매우 시급한 과제다. 국회의 신속한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질병관리청 승격의 진짜 의미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입니다. 산하 기관으로서 감염병 대응과 예빵, 감염병에 대한 진단 조사 연구, 검역 등을 통한 해외유입 감염병의 국내 및 국회 전파 방지 등 감염병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입니다. 사실상 독자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입니다.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할 때 차관급인 질병관리본부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허가를 받는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바뀌면 이런 의사결정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이나 청장이나 모두 차관급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질병관리청장은 의사 결정을 독립적으로 내릴 수 있습니다. 의사 결정 뿐만 아니라 예산, 인사 등의 시스템 관리에 있어도 최종적인 결정권자로서 독립된 기구를 이끌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좋은 점은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청장이 능력만 가지고있다면 위기 상황에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빠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독자적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것입니다.
사실,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논의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청으로의 승격까지는 본격화하지 못했고,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조직개편을 마무리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직개편 일환으로 진행됐던 것입니다.초대 질병관리청장은?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장으로 승격된다고 하니 초대 청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국내에서 질병관리 최고의 전문가가 정은경 본부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은경 본부장이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찾을 수도 있고, 정 본부장만큼 실력이 전국민에게 인정받은 인물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청문회보다 더 한 검증을 무난히 거쳤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메르켈 총리와 동급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만 놓고 보더라도 초대 청장은 정은경 본부장이 맡아 시스템을 꾸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모습입니다.
질병관리청 승격, 그 이후는?
전문가들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것은 공공의료 선진화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합니다. 다시 말해, 그 이후에도 진행돼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인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질병관리청이 지역별 조직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이 발생한 지역에 총력을 다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수도권이나 다른 곳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이후에는 지사화를 통해 각 지역마다 안전한 질병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사 출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그동안 질별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표적인 인물인데요. 신 당선인은 1호 법안으로 '질병관리청법'을 공약했습니다. 여기에는 전국 6개 권역에 질병관리본부 지역본부와 5개 검역사무소 추가 설치, 중앙 권역별 감염병 전문 병원 및 국립감염병연구소 건립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충북 오창에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역별 산하기관을 전국 6개 권역에 만들어서 감염병이 발생하면 지역별 상황에 맞춰 신속 정확하게 대응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이번 코로나 사태로 다른 건 몰라도 공공 의료 체계의 중요성은 모든 사람이 확실하게 인식한 모습입니다. 전염병이 사람을 가리거라, 부자와 빈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몇 달 동안 모두 너무나도 강하게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점 역시 제대로 보여졌고,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이미 세계 공공의료 시스템 측면에서는 Top of Top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동안 선진국 중의 선진국으로 평가받았던 일본이 코로나 한 방에 침몰하는 모습을 보면 실제 내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세계는 한국을 통해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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