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한 이유 (Feat. 김민희)
영화 '기생충'에 이어 이번에는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가'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 함께한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수상의 의미와 어떤 영화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홍상수, 제70회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
홍상수 감독은 24번째 장편 '도망친 여자'로 현지 시간으로 2월 29일 폐막한 올해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부문 4관왕을 휩쓴 데 이은 쾌거입니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연인인 김민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홍 감독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심사위원들을 향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허락한다면, 여배우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하자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일어나 함께 박수를 받았다.
홍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딸도아닌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의 베를린영화제 세 번째 경쟁 진출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주연 김민희에게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작품입니다.
홍 감독은 이로써,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와 베를린, 베네치아영화제에이어 자신의 작품으로 네번째 수상을 하게 됐습니다.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특별언급상, 2010년에는 '하하하'가 이 부문 대상을 탔습니다.
● '도망친 여자'는 어떤 영화?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7번째로 호흡을 맞춘 최신작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친구를 만나게 되는 여주인공 ‘감희’(김민희 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주인공은 감희(김민희 분)는 최근 남편과 이혼한 오랜 친구 영순(서영화 분)과 술에 중독되어 사는 영지(이은미 분)가 함께 사는 집을 방문합니다.
이후 감희는 어린 시절 친구 수영(송선미 분)의 집을 방문합니다. 과거 힘든 시간을 경험했던 수영과의 대화를 나눈 감희는 마지막으로 우연히 극장에서 우진(김새벽 분)을 만납니다.
이렇듯 홍 감독의 이번 신작 ‘도망친 여자’는 세 명의 친구를 찾아 우정의 대화를 나누는 감희를 통해 현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그려냅니다.
● 도망친 여자는 누구인가?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열린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장에서 “영화 제목의 도망친 여자는 누구고,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홍 감독은 “Actually I haven't decided(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홍 감독의 영화 제작 방식은 촬영 시나리오를 당일 아침에 써서 오후에 찍을 만큼 즉흥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제목의 의미를) 결정할 수도 있었지만 결정하기 직전 그만뒀다”며 “사실 이 영화의 모든 여성이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도망친 여자'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받은 이유는?
'도망친 여자'는 베를린영화제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호평받았습니다.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데일리'가 집계한 평점도 2.7점으로 총 18편 가운데 비교적 상위권 점수를 받았습니다. 해외 매체들의 평가로 점수를 반영하는 로튼 토마토 사이트에서는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매력적이다." "관계 역학이나 성 역할과 같은 주제들을 보람있게 다뤘다"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결국 홍 감독이 밝힌 것처럼 영화 속 모든 여성이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을 통해, 전통적인 성 역할과 현대적 성역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홍 감독 특유의 방식으로 내비쳤다는 점이 매력과 신선함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이란 출신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스 노 이블'이 받았습니다.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출신 엘리자 히트먼 감독의 '네버 레얼리 썸타임스 올웨이스', 은곰상 남자연기자상은 '히든 어웨이'의 엘리오 제르마노, 은곰상 여자연기자상은 '운디네'의 파울라 베어에게 돌아갔습니다.
한편 ‘도망친 여자’는 국내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올봄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