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강제해체' 청원 하루 20만 동의 진짜 이유 (Feat. 기자회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하는데 주범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회를 강제로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 명 넘는 동의를 받았습니다.
하필, 신천지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이 우한 코로나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안 그래도 싸늘한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될 것인지 한 번 정리하면서 전망해 보겠습니다.
● '신천지 강제 해산' 국민 청원, 하루 20만 동의
신천지를 강제 해체해야 한다는 청원들에는 "신천지는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일반 기독교, 개신교 등 타 종교의 신도들을 비하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저질렀다"며 "포교활동이라는 명목하에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 청원인은 "헌법에 규정된 종교의 자유는 종교를 거부할 권리도 포함한다"면서 "무차별적, 반인륜적 포교 행위와 교주 한 사람만을 위해 비정상적 종교를 유지하는 행위는 정상적 종교라 볼 수 없고 국민 대다수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천지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신천지를 해산시킴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코로나 확산, 신천지의 비윤리적 교리와 불성실 때문"
청원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발 코로나19의 대구·경북지역 감염 역시 신천지의 비윤리적 교리와 불성실한 협조 때문"이라며 "언론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에)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라' 등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강조했습니다.
● 정부 "전체 확진자 가운데 55.6%가 신천지"
2월 23일 오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 556명 중 신천지교회 관련 환자는 309명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합니다.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천334명 중 유증상자가 1천248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로부터 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신천지 "우리는 우한 코로나 최대 피해자"
이런 상황에서 신천지의 기자 회견으로 여론은 더욱 더 악화되는 모습입니다.
김시몬 신천지 교회 대변인은 23일 오후 5시 유튜브와 신천지 홈페이지 생중계를 통해 신천지 교회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많은 성도가 우한 코로나에 감염되고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이라며 "신천지는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이 사태의 조기 종식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신천지 예수교회가 이 사태를 고의로 감추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등 의도적 비방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추측성 보도와 확인되지 않은 악의적 보도를 멈춰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에 넘긴 대구교회 성도 명단이 유출돼 지역 사회에서 신천지 성도를 향한 차별과 모욕, 심지어는 퇴직 압박 등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신천지에 대한 혐오, 근거 없는 비난 자제 부탁"
그는 "신천지 성도들은 당국의 방역 조치를 믿고 일상생활을 해온 대한민국 국민이자 피해자"라며 "신천지 예수교회와 성도는 코로나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국민 여러분도 인지해주고 신천지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들에게 자가 격리와 보건소로 문의할 것을 안내했다"며 "이들의 명단도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 해당 지역자치단체에도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구 신도들에게는 별도의 자가 격리 조치도 내려졌고, 질본과 협조해 대구 지역 신도들에 대해 우한 코로나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대구 지역 신도 중 연락이 닿지 않은 670명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중 연락이 닿은 417명은 검사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머지 253명에게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장기간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신도들이라 연락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천지는 지난 18일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본 인원들의 1차 명단도 대구시에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1100곳을 폐쇄하고 21일까지 소독 등 방역작업도 끝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 사태는 정부와 신천지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며 "신천지는 이번 사태의 조기 종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협조하겠다"며 "신천지 성도 여러분께도 당국의 모든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설명했습니다.
● 이만희 교주는 어디에?
당초 신천지는 오는 24일 서울시청 인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호텔들이 우한코로나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대관을 거부하면서 인터넷 생중계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천지 교주’로 알려진 이만희 총회장은 이날까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는 지난 21일 신도들에게 보낸 ‘특별 편지’를 통해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 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밝혔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은 신천지 교회에서의 예배와 신천지 교인의 비상식적인 대응, 신천지 교회의 납득할 수 없는 내부 지령 등으로 사태는 악화되고 여론은 들끓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신천지가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번 사태가 이 지경으로까지 된 데는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더불어 신천지의 비상식적인 대응 방식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천지가 여론을 자극하는 내용의 내부 입장을 내놓으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은 더욱 더 빠른 속도로 국민적 동의를 얻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한 달 안에 20만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야 하는데, 하루 만에 20만 넘는 동의를 얻으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합니다. 매번 늑장 대응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가,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신천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